“카지노 역사 새로 세운다” 마카오 다시 활기

세계최대 ‘베네시안’ 앞에’꿈의 도시’ 새로 개장 마카오서 두 번째 규모
“공동으로 손님 유치… 경쟁하면서도 협력 시도”

세계 최대 규모의 ‘베네시안(Venetian) 카지노’는 마카오 반도에서 남쪽 다리 건너에 있는 타이파 섬의 코타이 구역 한복판에 있다. 슬롯머신 7000대, 도박 테이블 1150개가 들어선 축구장 3개(5만735㎡) 넓이의 카지노에는 매일 1만명 안팎의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이 베네시안 카지노의 길 건너에 ‘꿈의 도시(City Of Dreams)’가 지난 1일 개장했다. ‘꿈의 도시’는 카지노 면적 3만9000㎡에 슬롯머신 1350대, 도박 테이블 519개를 갖춰 베네시안에 이어 마카오에서 두 번째로 크다.

개장일인 지난 1일 오후 8시 정각. ‘꿈의 도시’ 입구에서 공동 경영인(CEO)인 로렌스 호(何·35)와 제임스 패커(41)가 각자 들고 있던 멀쩡한 기타를 바닥에 내리쳐 박살을 냈다. 순간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박수를 쳤고 수백 발의 폭죽이 하늘로 치솟았다. 이 카지노의 마케팅 담당 매니저 찰스 나이(倪)씨는 “기타를 박살 낸 것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창조의 바람을 불어 넣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에서 신생 카지노가 문을 연 것은 2007년 8월 길 건너의 베네시안이 개장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24억달러(약 2조9800억원)를 들인 초호화 카지노라지만, 마카오 전체에선 32번째 사업장일 뿐이다. 그런데도 현지에선 “마카오 카지노 역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한다. 왜 그럴까?

◆토종 vs 외국자본 간 사투(死鬪)

개막식장에서 로렌스 호는 “우리는 또 다른 변화의 순간에 서 있다. 우리의 목표는 새로운 카지노의 기준을 아시아에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에서 치열한 경쟁이나 제로섬 게임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좋은 것은 (길 건너에 있는) 베네시안에도 좋고 또 코타이 지역 전체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의 시각은 다르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NG 빌리씨는 “꿈의 도시의 개장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치열한 경쟁을 유발할 것이고, 가장 큰 충격은 베네시안에 가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카지노는 이미 격렬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는 토종자본과 외국자본의 싸움이란 성격을 띤다”고 보도했다.

꿈의 도시의 공동경영인인 로렌스 호는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대부(代父)인 스탠리 호의 아들이다. 다른 공동 경영인은 마카오에서 활약하는 호주 출신 카지노 거물 캐리 패커의 아들. 하지만 베네시안은 미국 자본이다.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나이트 프랭크’의 마카오 법인 관계자는 “마카오 정부도 토종인 꿈의 도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타이파 섬 vs 마카오 반도의 싸움

전문가들은 꿈의 도시의 등장은 마카오 반도에 있는 기존 카지노들과 타이파 섬의 신생 카지노 싸움을 가열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마카오 반도에는 리스보아, 갤럭시, 윈(Wynn), 샌즈, MGM 등 27개의 카지노가 있고, 새로 건설된 타이파 섬에는 꿈의 도시까지 5개의 카지노가 들어 섰다.

CLSA의 아시아팀장인 아론 피셔(Fischer)씨는 “마카오 손님들은 보통 3곳의 카지노를 방문하는데 첫 카지노에서 50%, 두 번째 카지노에서 30%, 세 번째 카지노에서 20%의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면서 “카지노 손님이 타이파 섬으로 오면 베네시안과 꿈의 도시는 80%의 수입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카오대학의 데이비스 퐁(馮) 교수도 기자에게 “7월부터는 베네시안과 꿈의 도시 카지노가 공항과 선착장, 국경에서 공동의 셔틀버스를 운영하면서 공동으로 손님을 모셔오기로 하는 등 경쟁 관계이면서도 서로 협력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나는 카지노 경기

작년 가을부터 마카오는 세계적인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3월 213만명에 이르던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9월엔 162만명으로 줄었다. 올 4월에도 186만 명으로 작년 4월보다 3.5%나 감소했다.

게임 수입도 급감했다. 작년 1분기에 298억파타카(1파타카는 약 160원)에 이르던 게임 수입이 작년 4분기에는 240억 파타카로 20% 정도 줄었다. 올 들어 4월까지 평균 수입은 매월 85.8억 파타카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나 줄었다. 하지만 이는 작년 9~12월 사이의 4개월보다는 오히려 11%나 높아진 수치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마카오는 이미 터널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마카오 카지노 회사들의 주가는 5월 말 현재 연초 대비 89.9%~129.2%씩 올랐다. 마카오 한성부동산의 황종민 대표는 “카지노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동산의 가격도 지역에 따라 10~20% 정도 오르고 거래량도 작년보다 20~30%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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